제26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금상(대구광역시장상)
출석
천안월봉고등학교 3학년 신지은
아침이었다

분필가루가 날리고
교실은 늘 그렇듯
출석을 기다리고 있었다

누군가는 이름을 불렀고
누군가는 대답하였다

그리고

몇 사람은
대답 대신
교문 밖으로 걸어 나갔다

결석이라 적혔을 것이다

그러나

역사는
그날을
출석이라 적었다

교복은
가장 어린 제복이었고

책가방은
가장 무거운 깃발이었다

교과서보다 먼저 펼쳐진 거리는
한 권의 질문이 되었고

학생들은
처음으로

‘왜.’

라는 한 글자를
도시 한가운데 세워 두었다

침묵은 오래된 교칙이었지만

젊음은
끝내 그것을 외우지 않았다

막아선 총보다
굳게 다문 입술보다

먼저 앞으로 나아간 것은

아직 떨리던
교복의 단추 하나였다

1960년
2월 28일

대구에서 시작된 몇 걸음은

골목을 지나
도시를 지나
계절을 지나

마침내

4월의 꽃을 피웠고

수많은 이름 없는 봄들을 지나

오늘의 우리 책상까지
도착하였다

그래서 나는 안다

자유는
어느 영웅이 남긴 유산이 아니라

학교를 나서는 것을
두려워했던 학생들이

끝내
두려움보다
한 걸음 더 내디뎌

우리에게 넘겨준

한 칸의 출석이라는 것을

오늘도
선생님이 이름을 부를 때마다

대답할 수 있다는 것

의견을 말할 수 있다는 것

마음대로 꿈을 적을 수 있다는 것

그 평범한 하루마다

아직도
2월 28일은

결석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