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입선(심사위원장상)
침묵
원화중학교 3학년 이나현
가지 말아라.
오늘도 고개를 숙인 채
책장만 넘기면 된다.
질문은 가슴 속에 접어 두고
하고 싶은 말은 종이 위에 흘려보내면 된다.
입을 다물면 논쟁도 사라지고
눈을 감으면 세상도 멀어진다.
그러니 오늘도 나와 함께 있거라.
하지만 너희들은 내 품 안에 머물지 않았다.
일요일의 교실은 너희를 가둘 수 없었고
교문은 끝내 나보다 먼저 열리고 말았다.
거리마다 작게 피어난 목소리들이
금세 대구의 하늘을 흔드는 함성이 되었다.
그들의 입을 막으려 했지만
그들은 민주를 외쳤다.
그날, 나는 침묵이었고
너희는 역사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