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동상(2·28원로자문위원장상)
입춘
울산강동중학교 3학년 권규원
그해 대구의 2월은 유독 추웠다
이미 봄의 물꼬를 텄다지만
한 달 뒷면 벚꽃이 만개한다지만

두 뺨을 스치는 바람이 여전히 매서워
도무지 믿을 수가 없었다

일요일의 교문은 그리도 차가웠다
낯선 요일에 낯설게 메어진 책가방
하나둘 단추 채워가며 고쳐 입던 교복

책상에 앉아 억지로 쥔 연필에
손끝이 아린 것인지 마음이 아린 것인지

그들의 겨울은 얼마나 깊고 길었나
그들이 피우려던 봄은 무엇이었나

자유였다가 혹 정의였다가
끝내 이름 붙이지 못한 채

다가올 봄이 어찌 이리도 시리냐며
그저 교문 밖을 나설 수밖에 없었다

길 위에서 힘차게 휘날리던 깃발
왼쪽 가슴팍에 달린 작은 이름 석 자
온몸을 짓누르던 흙투성이 교복
가시지 않은 냉기에 지펴 올렸던 불씨

그날의 외침이 우리에게 닿았기에
비로소 그들의 입춘 위로 봄바람이 불어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