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동상(2·28원로자문위원장상)
참는 것보다 어려운 일
경북공업고등학교 2학년 고나령
"넌 좀 참아야 돼, 조절할 수 있어야지"
충고의 얼굴을 한 그 말 한마디
내 안 깊은 곳에, 돌 하나로 가라앉았다

삼키고, 또 삼켰다 못다 한 말들은 가슴 밑바닥에 방울방울 고였다 똑, 또 똑
흐르지 못한 것들은 왜 이토록 무거워지는가

그러다 만난 한 페이지
1960년 2월, 대구, 겨울의 끝 참으라던 그 명령 앞에서
그들도 나처럼 마음속에 강 하나 가두고 있었다는 것을

두려움과 확신 사이 그 팽팽한 틈에서
쩌엉, 얼음장 갈라지듯 그들은 마침내 둑을 밀어냈다
뜨거운 함성이 차가운 거리 위로 쏴아, 흘러넘쳤다

나는 아직 그런 큰 목소리는 내지 못한다 다만 이제는 알겠다
참는 것과 외면하는 것은 전혀 다른 길이라는 것을
고요히 흐르는 물도 결국은, 물이라는 것을

언젠가 누군가 내게 "너는 틀리지 않았어" 그렇게 말해 준다면
나도 누군가의 얼어붙은 마음 앞에 가만히 그 한마디를 건네고 싶다

참는 것보다 어려운 일은 제때에 흘러가는 일 2·28의 그들처럼
나도, 나의 봄을 향해 천천히, 그러나 멈추지 않고 흘러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