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이름 없는 봄
방어진고등학교 2학년 최예니
처음부터
거창한 혁명을 꿈꾼 것은 아니었을지 모른다.
그저
부당한 하루를
부당하다고 말하고 싶었던 마음.
교복 주머니 속에 접어 둔 용기 하나가
거리로 걸어 나왔고,
침묵은
사람의 숫자만큼 갈라져
마침내 함성이 되었다.
2월의 마지막 언덕에서 시작된 작은 발걸음은
4월의 하늘을 흔들었고,
민주주의는
누군가가 선물처럼 건네준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품은 채 앞으로 내딛은
수많은 발자국 위에
조용히 피어났다.
그리고 우리는 안다.
민주주의는
한 번 완성되는 이름이 아니라
오늘도
서로의 목소리를 끝까지 들어 주려는 마음,
다름을 밀어내지 않고
함께 살아가려는 약속이라는 것을.
그날의 봄은 지나갔지만,
그들이 남긴 용기는
해마다 다시 피어
우리의 내일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