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벽에 난 금
오천고등학교 1학년 백수아
교실 뒤편 벽에는
나의 새끼손톱만 한 금이 하나 있다.
처음엔 아무도 눈치채지 못했다.
너무 작아서,
그냥 지나쳐도 되는 흔적이니까.
하지만 금은 알고있다.
한 번 생긴 틈은
조용히 누구도 모르게 자라난다는 것을.
어느 날,
빛 한 줄기가 그 틈으로 스며들고,
바람 한 점이 드나들고,
마침내 굳게 닫혀 있던 벽은
벽이기를 포기한다.
세상도 그랬다.
누군가는 작은 목소리를 냈고,
누군가는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금 하나쯤이야 하며 지나쳤던 사람들보다,
그 작은 틈을 끝까지 지켜 낸 사람들이
아침을 먼저 맞았다.
나는 이제 안다.
세상을 바꾸는 것은
처음부터 거대한 문이 아니라,
쉽게 지워질 것 같았던
가느다란 금 하나였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