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함성의 소망
태안고등학교 1학년 김대영
일요일 아침, 책가방 대신
교과서 몇 권을 옆구리에 낀 채
반월당으로 향하는 발걸음들

시험 대신 시위라는 말도 없이
검은 교복 노란 단추가
대열을 이루며 걸어간다

경찰봉이 앞을 막아서고
호루라기 소리가 골목을 찢어도
멈추지 않는 발소리

누군가 흘린 모자 하나
아스팔트 위에 뒤집힌 채
빗물처럼 고인 함성을 담는다

부서진 안경테와
찢어진 교과서 갈피 사이로
써 내려간 구호가 바람에 날린다

검은 교복의 노란 단추들이
밤하늘의 은하수처럼
반월당 광장 위에 흩어져
그날의 하늘을 수놓았다

여든 해를 이어온 그 걸음이
오늘의 광장에도
여전히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