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동상(2·28원로자문위원장상)
2.28에서 피어난 민주주의
시지중학교 1학년 서준
1년여 전인 2024년 연말쯤, 학교에서 ‘민주주의’라는 개념에 대해서 배웠다. 선생님께서는 민주주의의 개념을 설명하시고 수업은 계속 진행되었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던 탓인지 나는 ‘민주주의가 과연 필요한 것일까?’, ‘민주주의가 없더라도 우린 아무 일 없이 잘 지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저절로, 당연히 우리에게 찾아온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민주주의 단원을 마칠 때쯤, 선생님께서 2.28 민주운동에 참여하신 분들을 대상으로 한 면담, 그리고 독재에 맞선 항거의 고통이 얼마나 참혹한지 보여주는 영상이 있었다. 그 영상을 본 나는 참담하고 나의 생각이 잘못됐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우리나라, 우리에게는 저절로 민주주의가 온 줄 알았지만 그것이 아니었고, 민주주의가 우리에게 오는 과정이 결코 순조롭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일제 강점기를 거치고 광복을 맞이하며, 우리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나라인 대한민국을 건국하였다. 말 그대로 국민의 나라, 국민이 주인인 나라로 새로 태어난 것이다. 하지만 나라 이름의 의미와는 다르게 우리의 정치는 점점 독재의 길을 가고 있었다. 발췌개헌과 사사오입 개헌이라는 비민주적인 개헌 과정을 통해 장기집권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였고, 자유당 정권은 정권 유지를 위해 모든 불법적인 수단을 총동원하였다. 특히 1960년 2월 28일, 진보의 성지였던 대구에서는 이승만의 대항마였던 장면 박사의 선거 연설을 방해하기 위해 대구시내 공립 고등학교에 일요 등교 등을 지시하여 장면 박사의 유세장에 학생들이 몰려드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이러한 꼼수를 눈치채고, 경북고등학교 학생들을 시작으로 대구고등학교, 경북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학생을 중심으로 일요 등교 지시에 항의하기 위해 시위를 조직하였다. 이 시위에는 8개 학교 총 1,20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했고, 이 의거는 언론에 보도가 되면서 전국적인 학생 운동으로 퍼져나가기 시작하였다. 결국 이 학생 운동은 4.19혁명의 도화선이 되어 독재정권을 무너뜨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결국 2.28민주운동이 도화선이 된 4.19혁명을 통해 우리나라는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민주주의에 대한 독재의 도전은 끊임없이 있어 왔다.
국민에게 권력을 나누어 주고, 국민을 주인으로 섬기고, 국민을 위한 일꾼이 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독점하고 국민의 섬김을 받으려고 하는 독재자의 도전은 계속 있어 왔다. 하지만 이런 위기의 상황에서 민주주의를 지켜낸 현장에는 항상 학생들이 있어 왔다. 학생들이 주도가 되어 독재자의 도전을 막아냈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것이다.

헌법상으로 당연히 주어져야 할 주인으로서의 권리는 독재 권력에 맞서 피와 땀과 목숨을 바쳐야만 얻어낼 수 있었다. 배운 것과는 다르게, 아는 것과는 다르게 변질되어가는 모습을 진정한 지식인의 모습으로 바로 잡아간 것이다.

민주주의는 당연히 우리에게 주어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자유를 찾고 싶어 거리로 뛰쳐 나가 목숨을 걸고 소리를 치며 민주화를 요구했던 대한민국의 시민들 덕분에, 지금 우리가 민주주의를 누리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어깨가 무거워진다. 민주주의가 핍박받고, 끊임없이 독재의 도전을 받는 이 시대에 우리는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고, 우리가 누리는 이 민주주의를 후손에게도 물려주어야 한다. 어떤 위기가 와도 이겨냈던 것처럼 우리도 이 민주주의를 지켜내어 이 기쁨을 모두와 누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