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입선(심사위원장상)
봄을 부른 첫 물결
대구대건고등학교 2학년 정원준
겨울 어귀, 잘린 바람 속에서
고요히 잠들던 씨앗 하나
굳은 땅을 미는 작은 떨림으로
어둠 저편에 질문을 던진다
흙 속에 스며든 참았던 생각
두려움마저 투명한 이슬로 녹이며
교문을 밀고 나간 발끝마다
철창이 깨어지는 소리가 은은히 번진다
움켜쥔 마음의 작은 불빛
함께 모여 흐르는 봄의 강이 되어
낡은 벽, 진실 위에 덧칠된 거짓을
천천히 녹여 내린다
그 하루, 별빛처럼 이어진 목소리
멈춘 세월의 강물 위에 자유를 쏟아낸다
기억하리라
우리의 미약한 물결이
봄을 부른 파동이 되었음을
작은 용기가 모여
질긴 겨울마저 푸르게 일으킨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