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입선(심사위원장상)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 마음
광명광성초등학교 6학년 이윤재
그날, 종은 울리지 않았어요.
오직 그들의 마음속에서
조용히, 아주 크게 울렸지요.
“지금 눈 감으면,
나중엔 더 많이 아플 거야.”
모두들 그렇게 느꼈지요.
책상에 앉아 있어야 할 시간,
모두 거리로 나섰어요.
교복 대신 차가운 바람을 입었고,
두 손엔 책이 아닌
떨리는 결심을 들고 있었지요.
바람은 매서웠고,
세상은 너무 높고 차가웠지만
작은 발걸음들이 모여
마침내 커다란 외침이 되었어요.
“비틀어진 세상을 다시 바로 세우자”
누구도 노래하지 않았지만,
우리들의 목소리는 가장 아름다운 노래였죠.
그날 거리를 채운 뜨거운 목소리와
마음은 지금 내 안에 살아요.
교실 창밖을 볼 때마다
그날의 발자국이 보이는 것 같고,
따뜻한 교실 안에서도
그날의 찬 바람이 스쳐 가는 것 같아요
용기란 거창한 말이 아니라
그저 ‘옳다고 믿는 것을
조용히 지켜내는 일’이라고.
그리고 나는 다짐해요.
내가 살아가는 날들 속에서
세상이 아플 땐
가장 먼저 손 내미는 사람이 되겠다고.
그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 그 마음이
지금의 나와 우리를 일으켜 세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