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첫 장의 민주주의
보람고등학교 2학년 신아정
교실 안 창밖으론
늦겨울 바람이 스산했지만
우리의 심장은
이미 봄을 향해 뛰고 있었다

검은 교복, 땀에 젖은 손바닥
두려움은 버린지 오래
불의에 눈감을 순 없었다.

가로막힌 교문은
우리를 가두기엔 낡고 얕았다

우리는
침묵하는 어른들 대신
거리로 나갔다

사랑하는 이의 이름보다 먼저
자유를 불렀다

학생이었다
하지만 침묵하지 않았다

교과서에 실리지 않았던
첫 장의 민주주의를
우리가, 손으로 써내려갔다

우리는 그날, 교문을 열었고
다시는 닫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