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은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불꽃은 어디서부터 타오르는가
경북공업고등학교 2학년 방재현
검은 교복 자락이 찬 새벽 공기를 갈랐다.
숨죽인 거리,
그 침묵을 가장 먼저 깨뜨린 것은
연필이 아닌 떨리는 심장이었다.
“왜 우리가 침묵해야 하나요?”
누가 시키지 않아도
누가 이끌지 않아도
서로의 눈빛에 피어난 불꽃은
교문을 열고 거리로 나섰다.
그날 대구엔
봄꽃보다 먼저 피어난 함성이 있었다.
교복을 입은 이름 없는 이들이
자유라는 두 글자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걸었다.
누군가는 그들을 어린아이라 했고
누군가는 그들을 꿈꾸는 자라 했지만
역사는 말했다.
‘그들이 민주주의의 첫걸음이었다’라고.
서울도, 광주도, 마산도
그들이 던진 불씨를 받아
자신만의 불꽃을 피웠다.
그러나 가장 처음 타오른 그 불꽃은
1950년대의 잿더미를 넘어
대구, 2월 28일 그곳이었다.
시간이 흐른 뒤에도 우린 묻는다.
불꽃은 어디서부터 타오르는가.
그때마다 들려오는 대답
교복을 입은, 그날의 그들에게서 시작되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