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회 2·28민주운동 학생문학상 전국공모 우수작-대상
첫새벽
시지중학교 3학년 권효민
첫새벽에 깨어나 울지 말라던가
아직 뜨지 않은 해를
잃은 것이라, 그렇게 이름 짓고 울었는가
어두운 자정을 헤메이던
그 모든 나날이 전부라 믿었는가, 또 잊었는가
끝이 아름다울 연가를 부르라
오래도록 끓던 함성을 내어라
백만 학도여, 그건 우리들의 불그스름한 청춘
자유라 함에 몇 날이고 앓고 싶어라
그대, 잠든 곳은 아직 난파되지 않은 선상
지저분히 남겨진 것들을 헤쳐나가라
엮어가는 국화처럼
끝자락의 겨울처럼
아릿한 슬픔은 모두 껴안고서
봐야 할 것을 바라보라
정전 속에서 불빛을 찾다 잠드는 것
아주 오래도록 잠드는 것
혹자가 그것을 명예라 말한다면
우리는 필연이라 노래하리라
걸어가길 멈추지 않는 것을 어리석다고 부르짖는 사람아
아아, 향기로 꽃을 짓이길 사람아
1960년 2월 28일, 광야
총성으로 보답하리라 마음먹었는가
붉은 날
녹슨 책
찢긴 막
나는 이곳에 몸을 뉘이네
일어서질 못해 기어가서 반기니
이제 막 눈 비비며 깨어난 그대
늦어버렸음에 사과하지 말라
보라, 날은 져가나 또 밝아오고 있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