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회 2·28민주운동 글짓기 공모 수상작-입상(2·28민주운동기념사업회장상)
용기로 타오르는 작은 불꽃
경원고등학교 1학년 김시헌
외출 후 집에 들어왔다.
집에 생선 비린내가 진동한다.
급하게 창문을 열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나는 초에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그러자 비로소 냄새가 사라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우리는 생선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서는 자발적인 행동이 필요하다. 촛불을 켜 든 창문을 열든 무엇 중 하나를 해야 한다.
이는 가만히 있는 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며 누군가 나서야 한다.
이처럼 무언가를 이루고 싶다면, 스스로 나서야 한다.
이 나라 속에 없애야만 하는 악이 있다면, 그것도 스스로 나서야 한다.
누군가 나서서 촛불을 켜지 않는다면 이는 고쳐지지 않는다.
우리는 과거 독재정권을 겪었다. 이 독재정권은 흔히들 이승만의 자유당 독재정권이라 말하고 그들의 횡포와 부패는 국민들의 생활을 나락으로 이끌었다. 그 당시 이승만 자유당 정부는 영구 집권을 위한 개헌을 하게 된다. 그리고 60년 3월 15일 정·부통령 선거를 맞아 부정선거로 집권을 연장할 것을 기도하게 된다. 언론의 탄압, 막걸리와 고무신으로 벌인 매표공작 그리고 개표장에서는 부정 투개표로 민의를 조작하는 등 여러 가지 악행을 저질렀다. 이러한 자유당의 장기집권을 위한 부정음모가 진행되고 정·부통령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60년 2월 28일 대구 시내 수성천변에서 야당의 부통령 후보인 장면 박사의 선거 연설회가 계획이 되었다. 이러한 유세는 전국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어 자유당의 감시 아래에도 많은 인파가 몰릴 것만 같았다. 이렇게 선거패배 위기에 처한 자유당 정부는 고등학생들이 몰리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대구 시내 공립학교에게 일요 등교를 지시하였고 결국 온갖 핑계로 등교를 개시하였다. 학생들까지 정치에 이용하려는 이런 악에 맞서기 위해 누군가가 촛불을 켜야 할 순간이었다. 그렇게 그날 모인 학생들은 지시에 따르지 않고 라이터를 들었다. 라이터를 켤 줄 모르고 겁내할 것 같았던 학생들조차 악에 맞서기 위해 용기를 내 촛불을 켠 것이다. 교사들의 만류에도 그들은 학교를 뛰쳐나왔다. 이렇게 그들의 열정과 소망 그리고 용기가 하나의 불꽃으로 승화되어 활활 타오르게 된 것이다.
이는 대한민국 건국 이후 역사상 처음으로 민주개혁을 요구하는 국민의 자생적 시위였다. 라이터를 켤 줄 모를 것 같았던 학생들의 용기와 소망이 담긴 조그만 한 불꽃 하나가 얼어붙은 사람들의 마음을 따스하게 녹여 결국 4·19혁명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
이런 위대한 사건을 본 나는 자신에게 한심함을 느꼈다.
여러 가지 상황에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행동하는 그들과는 달리 나는 만약 틀린 것을 알지라도 이를 멈추게 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깨달았다. 잘못된 것을 고치기 위해선 한 명의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하나의 조그만 한 불꽃은 나무 하나를 넘어 숲을 태워버릴 능력이 있다. 이처럼 용기는 모든 것의 시작이다. 용기를 가진 자는 나아갈 능력이 있고 그 사람의 용기는 모두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나는 이러한 점을 가슴에 품고 용기를 가지고 나아갈 것이다. 과거 독재정권에 맞서 싸운 나의 선배님들의 뜻을 품고 다시 한번 촛불을 켤 날이 다가오면 그들을 본받아 나는 기꺼이 촛불을 켤 것이다.